[Ausbildung] 아우스빌둥

독일 1년이라는 인생의 전환점.

OnceBH 2020. 12. 24. 20:24
반응형

독일 여행 아우스빌둥 워킹홀리데이

독일 1년이라는 인생의 전환점.

 

1. 독일에 혼자...?? 서도 잘해요.

 

 그렇게 선배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나에게 프랑크푸르트로 같이 가 새롭게 시작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나로선 뮌헨에 남기를 선호하였고, 그렇게 선배는 한국으로 돌아갔다.

빈자리가 느껴지는 방을 청소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2. 독일 병원에서 휠체어 타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

 

무더웠던 그 여름 다른 날과 전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주말, 같이 살던 독일인 친구가 나에게 커피를 주었다.

독일인 친구와 같이 뒷마당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 이 얼마나 평화로운가.

친구는 커피가 많이 쓸 수 있다고 하였고 난 괜찮다고 꿀꺽꿀꺽 마셨다.

친구는 오늘 그릴 파티를 할 거니 너무 늦게 오지 말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고,

여김 없이 3층에서 지내던 형과 수영장으로 향했다.

그날은 특히나 이상하게 몸이 가볍고, 공복의 수영이었으나 전혀 힘들지 않았다.

배고프지도 않았다. 오히려 힘이 넘쳐났다. 신이 나서 왔다 갔다 이리저리 수영했다.

그리고 샤워실에 들어가 따듯한 물로 샤워하는 순간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자전거 타고 20분은 가야 집에 도착하는데....

같이 온 형은 얼른 가자며 보채고만 있었다.

나는 도저히 안된다고 가는 길에 콜라라도 하나 사야겠다고 마트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길거리에 주저앉아 MezzoMix(콜라와 오렌지를 섞은 음료)를 마셨고 주변 사람들은 내가 많이 아파 보였는지,

하나같이 내 주변에 은근슬쩍 와서 나를 주시했다(아마 쓰러지면 바로 구급차를 부르려 했던 거 같다.).

그렇게 20분 걸릴 거리를 1시간 걸려 겨우 도착하고, 독일인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먹은 것 없이 너무 많은 열량을 사용해서 그렇다며 당장 발을 차가운 물에 담그고 아이스크림을 주며 뭐라도 먹어야 된다고 하였다.

옆에서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걱정하던 형이 자꾸 병원에 가야 한다며 보채서 독일인 친구가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다행히 워킹에 필요한 기본적인 보험은 들어놓은 상태였고,

병원에 접수를 하려고 기다리는데 독일인 친구가 내 이름을 물었다.

 

친구 : 야 너 그런데 이름이 뭐였지?? 난 너 별명으로만 부르잖아... (그때 당시 내 별명은  " Kolibire").

나 : 기ㅣㅣㅣㅁㅁ 처ㅓㄹㄹㄹ슈ㅠㅜㅜㅜㅜ... (가명임).

친구 :  뭐라고??

나 : 기ㅣㅣㅣㅁ처ㅓㅓㄹㄹㄹ슈슈ㅜㅜㅜㅜㅜ...

친구 :??!?!?! ㅋㅋㅋ 뭐라고???

한 2분간 이름만 얘기한 듯하다. 끝내는 그냥 보험 서류를 직원 하게 줬다. 

"독일인 친구의 암이 그렇게 치료되었습니다!" :D

 

친구는 나에게 휠체어를 가져다주고 같이 앉아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내 이름이 불렸고,

뒤늦게 알아차린 우리는 들어가려 했지만, 모르는 아줌마가 새치기를 했고...

친구가 간호사와 얘기하는 도중 이제까지 먹었던 게 이제 힘을 발휘하는지,

갑자기 기운이 나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난 뒤, 친구에게 집에 가자고 했다.

간호사들이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렇게 집에 왔다.

끝내는 뭐... 그릴 파티하고... 술은 못 마셨다...

 

 

3. 비어가든 

 

 한바탕 병원 소동을 벌인 다음날,

우리는 다 같이 비어가든으로 향했다. 아직도 그 공원 이름이 기억난다.

Hirschgarten. 우리나라말로 사슴공원.

가면 정말 사슴이 뛰 놀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

지금이야 독일에서도 캔맥주 혹은 플라스틱병에 담긴 맥주를 많이 마시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병맥주나 생맥주만 마셨다.

그리고 이날 오크통에서 바로 마시는 맥주의 맛을 알게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1. 1L짜리 Maß 를 집는다.

2. 물에 헹군다.

3. 줄을 선 뒤 계산 후 오크통에서 신선하고 시원한 맥주를 받는다.

4. 세상 부러울 것 없다는 표정으로 마신다.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꼭 누구든 여름에 독일에 오시는 분들은 비어가든을 가시 길 추천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