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bildung] 아우스빌둥

독일에서의 새로운 1년의 시작.

OnceBH 2020. 12. 24.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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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책

독일에서의 새로운 1년의 시작.

 

1. 본격 워킹홀리데이 시작.

 

 우리(나와 선배)는 제일 처음 자전거를 구매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독일은 정말 자전거 타기 좋은 나라이다.

대도시일수록 더더욱 자전거 도로가 잘되어있고,

지형 자체도 오르막 내리막길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다.

그 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그 당시 한화로 4백만 원 정도밖에 들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가능하면 빨리 시작하길 원했다.

워킹홀리데이를 와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 혹은 직군이 무엇일까?

많은 직군들이 있겠지만 우리는 요식업 쪽이었다.

우리는 당장 뮌헨에 한인 식당들을 찾아 나섰고 한 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선배는 오전 나는 오후로 나뉘어 일을 했고, 물론 출퇴근을 모두 자전거로 하였다.

(아직도 가끔 구글맵으로 출근 경로를 볼 때의 그리움이란...)

직원분들도 다들 너무 친절하셨다. 항상 알려주시고 도와주셨다.

 

2. 별과 함께 춤을.

 

 달과 별빛에 의지해 퇴근 후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갈 때 그 텅 빈 도로, 은은한 가로등 불빛, 상쾌한 바람은 때때로

고됨도 한순간 덮어주는 듯했다.

특히 집에 도착 후 자전거를 묶어두고 뒤뜰에 누워 한없이 수많은 별들을 바라볼 때면,

과연 나는 한국에서 내 온전한 시간을 하늘을 바라보는 데 사용한 적이 있을까?

이렇게 아무런 생각과 걱정 없이 넋 놓고 자연의 경의로움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가로등 불빛에 달려드는 벌레들처럼 너무 막연히 무언가를 쫒고 갈구하고는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들이 참 많이 스쳐갔지만 딱히 질문의 해답을 찾고 싶지도 찾으려 하지도 않았던 거 같다.

단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즐기고 경험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3.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여름.

 

 벌써 초여름이 왔다.

나와 선배 그리고 3층에 형은 다 같이 수영장을 매주 다녔다.

모두 자전거를 구매한 상태였고, 자전거로 20분이면 수영장에 도착하기에 가볍게 다니기 좋았다.

그날은 더욱 더웠던 걸로 기억한다.

그날 난 초록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주머니가 아주 짧은...

여느 때와 같이 수영장에서 나와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알아차렸다. 내 휴대폰이 없다는 것을...

나는 짧게 생각을 되짚은 후 자전거를 타고 우리가 지나왔던 도로를 확인했다.

휴대폰이 없다...

갓길에도, 보도에도 신호등 옆에도 없다. 수영장에 확인하니... 없다...

내 아이폰 5s... 

그렇게 내 아이폰과 생이별을 해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애석하게도 나와 같이 왔던 선배는...

3개월 후 한국으로 돌아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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